보건의료비 지출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의약품에 관련된 비용(약제비)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증가된 의약품 소비만큼 우리가 그에 상응하는 건강 혹은 삶의 질을 얻고 있는지,
즉 소비에 대한 정당한 보상 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아주 당연하며 이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보건의료자원을 보다 비용효과적으로 활용코자 도입된 보건의료경영(managed healthcare)과 더불어 발전된 약료경영(managed care pharmacy)이란 보건의료시장에서 의약품의 적절한 사용에 대한 관리를 통해서 의약품 지출에 대한 정당한 보상, 즉 의약품 사용효과의 극대화를 얻고자 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보건의료인프라를 갖고 있는 미국에서 과거 20년이상 발전되어 온 약료경영으로 제약산업의 경쟁력과 약제비관리의 경쟁력을 함께 키워온 사례를 바라볼 때 오늘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약료경영학회(KAMCP, Korean Academy of Managed Care Pharmacy)는 우리나라에서 날로 늘어가는 의약품 사용으로 인한 비용지출에 대해서 바람직한 대답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약료경영학이라 믿게 되었다.
본고는 과연 의약품 사용으로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과 그 결과에 상호연관성이 있는가? 그 연관성은 지불하는 비용에 대해서 양수비례적으로 그 결과를 우리가 얻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가 현재 지불하는 비용에 대한 가치를 의약품이 가지고 있는지, 의약품의 적절한 처방 및 사용의 철학과 방법을 제시하는 약료경영학이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우리가 지불하는 의약품의 비용에 상응하는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의약품의 가치에 대해서 논하고자 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은 모든 의약품의 가치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약제의 가치는 높이 평가될 수 있다. 1950년대 Jonas Salk와 Albert Sabin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경구용 소아마비 백신은 다른 전염병 백신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사람을 사망에서 혹은 매우 불행한 영구 신체장애로부터 해방시켰으며 이러한 공중보건의 혁신은 의약품 사용이 획기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예라고 할 것이다.
대부분의 진보는 이 정도로 급진적이지는 않다. 어떤 약은 질병을 예방하거나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혁신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하지만 환자들이 훨씬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생명의 연장을 넘어서 살아가는 시간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대개 이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약에 대한 사회경제적 평가가 앞에서 예를 든 질병을 예방하거나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약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지만 항상 이러한 접근방법은 옳은 것은 아니다.
의약품 사용으로 인해 지불되는 비용은 질병 자체를 치료하고, 죽음을 방지함으로써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며, 혹은 입원하거나 회복하는 것에 소비될 시간을 줄임으로써 치료로 인하여 생업을 잠시 중지함으로 발생하는 간접적 기회비용 손실을 줄이는 간접적 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의약품의 사용으로 지불되는 비용은 이러한 직, 간접적으로 발생되는 이익에 의해서 상쇄될 것이다. 의약품의 비용과 가치의 관계에서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약료경영학의 역할이며 따라서 현재는 약료경영학의 확립과 적용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한마디로 “그렇다” 대답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 볼 때 의료비 지출액이나 의약품 지출 비용을 보면 절대적인 크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에 속한다(2006년 기준 GDP당 의료비 지출에 있어서 OECD 평균 9.1%, 우리나라 6.4%, 인구당 총 의료비 지출에 있어서 OECD 평균 2982 US$, 우리나라 1480 US$, 출처 : OECD Health Data 2008 - Frequently Requested Data, available at http://www.oecd.org/document/16/0,3343,en_2649_ 34631_2085200 _1_1_1_1,00.html. Assessed 10/10/2008)<그림 1>.
그러나 2006년 GDP당 의료비 지출의 증가속도를 볼 때, 1년간 OECD 평균 의료비 상승율 1.9%에 비해 우리나라의 상승율은 6.7%를 차지하여 3배가 넘는 상승율을 보이고 있으며, 의약품에 대한 지출비용도 급격한 상승을 보이고 있어서 1년간 OECD 평균 상승율 5.4%인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14.0%로 2.5배 가까운 성장율을 나타내고, 이것을 액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2006년 한해 인구당 381 US$를 의약품 소비로 지출한 것이다<그림 2>.
그림 1. Total Expenditure on Healthcare per Capita (OEDD data, 2000-2006)
그림 2. Total Expenditure of Pharmaceuticals and Non-Durable Healthcare Goods per Capita (OEDD data, 2000-2006)
이러한 급격한 의료비의 상승은 위의 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약품 비용 지출 증가가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의약품 비용 증가의 구체적인 원인을 2000년 미국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는 1) 의약품 사용의 증가, 2) 신약의 사용, 3) 의약품 가격의 상승을 꼽고 있으며, 1)에 해당하는 부분이 전체 증가분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다른 2가지 이유가 나머지 절반을 차지한다고 평가하였다(National Association of Chain Drug Stores, “Industry Facts,” 1999:”1999 Retail Rx Sales Projected to Rise 18%, Surpass $121 B on Volume of Nearly 3 Billion Prescriptions,” August 29, 1999).
따라서 새로운 약물이 기존의 약물을 대치하고, 전반적인 약물사용의 증가가 약제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미국의 평가사례는 신약을 비교적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신약은 대개 가격이 비싸다. 이전에 사용되는 약물의 가격보다 비싼 만큼의 가격은 신약이 가진 약물의 가치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신약은 더 효과적이거나, 혹은 부작용이 적거나, 혹은 환자의 약물복용 편의성을 증가시킴(하루에 여러 번 복용하는 약물이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약물로, 혹은 하루에 한번 복용하는 약물이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 복용하는 것으로 약물투여 간격을 증가시킴)으로써 가치가 증가된다. 약물의 효과 증가, 부작용 감소는 약물에 대한 치료효과를 높이고, 따라서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사회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
신약은 또한 이전에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질환을 정복하는 새로운 길을 열기도 한다. 따라서 이전에는 질병의 진단이 곧 사망선고였던 질환이 이제는 더 이상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질환이 되었다. 암은 이러한 질환의 대표적인 것으로 언급되고 있으며, 따라서 25년전 치사율이 60%에 이르던 소아백혈병은 이제 10명중 8명이 치료에 의해서 삶을 되찾고 있다(Keene N, Childhood Leukemia, 2nd ed., O’Reilly & Associates Inc., October 1999).
에이즈 또한 1983년 처음 이 질환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만해도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었으나 현재 미국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사람의 사망률은 약 70% 정도 감소하였으며(HIV Outpatient Study Investigators, Declining Morbidity and Mortality among Patients with Advanced HIV Infection,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998;338(13):853-860) 많은 환자들이 약물투여를 받으면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음으로 인하여 한 해 15,000 US$를 소비하는 높은 약제비 소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용이 질병이환율, 사망률을 감소시켜 생산력의 보존함으로 인하여 상쇄되고 있는 것이다.
의약품 사용의 전반적 증가는 약제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미국에서 총 의약품으로 지출되던 비용은 1992년 20억 US$에서 1999년 30억 US$로 증가하였는데 그 원인을 한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The Value of Pharmaceuticals and Managed Pharmaceutical Care. Foundation of Managed Care Pharmacy 2001).
① 미국의 의료경영시스템(managed care)은 처방약을 구입할 수 없었던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여러가지 의료보험 상품을 통해서 다양한 의약품을 낮은 환자본인 부담금 지불을 통해서 구입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의료경영회사(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와 보건의료서비스제공자 관리회사(PPO, 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을 통해서 처방약의 보험급여 혜택을 받던 미국인은 1991년부터 7500만명에서 1999년 1억7500만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American Association of Health Plans, 1999 Industry Profile (June 2000)).
② 예방에 중점을 두고, 좀 더 개선된 진단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약물의 사용이 증가되었다. 의료경영시스템(managed care)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중 하나는 바로 진단과 검진프로그램을 강조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질환이 급성상태에 이르기까지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 머물지 않도록 하고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가능성을 상당히 증가시켰는데 천식과 당뇨가 좋은 사례이다. 이러한 약물사용의 증가는 의료경영시스템(managed care)의 노력으로 인한 결과이며 이로 인하여 환자들은 이전보다 보다 개선된 치료효과를 얻고 있다.
③ 근거중심의 약물치료(EBP, evidence-based pharmacotherapy)의 원칙이 점점 더 지켜짐에 따라서 우수한 치료결과를 가져올 치료가이드라인이 개발되고 따라서 의약품의 사용이 증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고혈압 전단계(pre-hypertension, 혹은 이전에 분류되는 경계성 고혈압, borderline hypertension)은 15년 넘게 치료하지 않는 것이 약물치료의 경향이었으나, 미국에서 몇몇 대규모 임상시험을 수년간 수행한 결과에 의하면 고혈압 전단계에 속하는 사람도 약물치료를 통해서 심장마비 혹은 뇌졸중 발생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연구의 결과로서 해당 약물의 사용의 증가되었으며 이러한 약제비 증가는 분명히 임상적, 사회적 비용을 감소를 가져옴으로써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④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각 노인환자의 경우,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의약품의 사용이 필수불가결하며 생명이 연장되는 것만큼 더 오랫동안 사용하게 된다. 심부전의 발생비율은 나이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데 미국의 자료를 보면 40~59세에서는 2%, 60~69세에서 5%이지만, 70세 이상에서 약 10%에 이른다(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of the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Congestive Heart Failure in the United States: A New Epidemic,” Data Fact Sheet, September 1996). 미국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가 다가옴에 따라서 2000년에서 2020년 사이에 노인인구의 증가가 약 33%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Anderson G, Hussey O, Population Aging: A Comparison among Industrialized Countries, Health Affairs 2000;19:191?203) 따라서 노인의 심부전 및 다른 질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약제비 증가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상과 같은 두가지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는 대답은 쉬우나 나날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약제비에 대해 무한정 지불은 가능한가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다. 그러나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다음과 같은 관점을 중요시하는 바로 약료경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의약품 비용에는 직접적인 가치와 간접적인 가치가 있다. 직접적인 가치로 사망률 감소, 삶의 질(QOL, quality of life) 향상, 질병으로 인해 겪던 증상의 완화 혹은 극복, 더 비싼 비용이 드는 의료서비스 지출 및 합병증의 예방이 있다.
의약품을 통해서 많은 질병을 치료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디프테리아, 인플루엔자, 폐렴, 소아마비와 같이 한때 높은 사망률을 보였던 질병을 완전히 치료하게 되었고, 에이즈, 천식, 심장마비, 뇌졸중, 궤양과 같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급격히 감소시겼다.
의약품의 사용은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들의 QOL를 개선시켰다. 예를 들어 천식의 경우, 약물을 매일 복용함으로써 환자의 건강상태를 개선시키고 입원기간을 단축시켰다. 생산성 저하로 인하여 미국에서 단일 질병으로는 가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우울증의 경우, 약물투여로 인하여 크게 완화될 수 있었다. 여성의 골다공증 약물치료는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수많은 HIV감염증환자와 에이즈 환자들에게 입원치료와 장애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는 통증과 고통을 완화시켰고, 새로운 계열의 NSAID는 원치않는 부작용의 발생을 감소시킨다. 새로운 계열의 항히스타민제는 이전의 항히스타민제가 유발했던 졸음 증상 없이 알러지로 인해 유발되는 재채기 및 일상적인 고통과 숨이 차는 증상(SOB, shortness of breath)을 경감시킨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약물은 골반 골절의 위험을 줄여줌으로써 입원비, 재활치료, 기능저하의 위험 등을 상당히 감소시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물은 뇌졸중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항혈소판제제는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그 영향을 감소시킨다. 고지혈증약은 심장마비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궤양치료제는 수술의 필요성을 현저히 감소시켜 수술의 위험성과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당뇨약은 신부전나 시력상실와 같은 당뇨병성 합병증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위의 예는 의약품이 인간에게 주는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여러 방법 중 대표적인 것만 보여준 것이다. 또 다른 예는 응급실(어떤 면에서 가장 효과가 적고 비효율적이면서 가장 비싼 비용으로 치료를 받는 장소)에 가게될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천식환자는 급성 천식발작이 있을 때 응급실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큰데, 이러한 급성 천식발작은 평상시 환자의 천식이 충분히 모니터링되거나 치료되지 못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미국의 천식교육프로그램(National Asthma Education Program)의 치료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천식의 염증작용을 조절하기 위한 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흡입기를 매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미국의 뉴잉글랜드에서 수행된 연구에 의하면 이 약물의 사용으로 입원의 위험을 50%나 감소시켰으며(Donahue JG, et al., Inhaled steroids and the risk of hospitalization for asthma,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1997;277(11):887?91), 미국의 버지니아지에서 수행된 연구(demonstration program)에 의하면 천식 약제의 적절한 치료와 사용이 위급한 상황의 응급실 방문을 42%나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후자 연구에서 천식약물을 사용하는 데 소비한 3달러마다 응급실에서 소비되는 의료비용 17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였다(The Williamsburg Institute of 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 and the National Pharmaceutical Council: The Virginia Health Outcome Project ? A Demonstration Project, 1997).
약물의 사용은 더 값비싼 의료비 지출을 막아준다. 예를 들어 H2 길항제 혹은 수소펌프억제제(PPI, proton pump inhibitor)의 사용으로 인하여 위궤양의 치료효과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수술의 필요성이 10배나 감소하였다(The Value of Pharmaceuticals and Managed Pharmaceutical Care. Foundation of Managed Care Pharmacy, Inc. 2001).
의약품이 지닌 가치는 앞서 기술한 직접적 가치와 더불어, 사람들이 질병으로 인해 겪는 고통과 쇠약으로 굴복하기 보다 정상인과 다름없는 삶을 영위하고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간접적인 가치가 있다. 고용주의 입장에서 약제의 간접적 가치는 질병으로 인한 결근의 감소, 생산성 증가, 그리고 전반적인 근로자들의 일을 할 수 있는 건강상태 개선이라는 측면으로 나타난다.
약료경영(Managed Care Pharmacy) 영역에서 역할을 담당하는 미국의 많은 회사들 즉 약제급여경영회사(PBM, Pharmacy Benefit Manager)는 많은 보험단체 및 고용주와 매우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는 이들이 약제비에 대해서 투자라 여기고 있으며, 따라서 투자하는 비용에 대해 얻는 효율(CB ratio, cost/benefit ratio)에 대해서 매우 큰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에서 행해진 연구는 중증천식을 가진 환자들 중에 71%가 질병 때문에 오랫동안 결근을 하였음(Blanc P, et al., Asthma, employment status, and disability among adults treated by pulmonary and allergy specialists, Chest 1996;109(3):688?96)을 밝히고 있어 약물을 동원환 적극적인 천식치료가 고용주들에게 이익을 준다는 사실은 매우 분명하다.
이러한 종류의 연구는 또 있다. 1997년 미국 MIT 연구자들은 처방약물의 사용을 통해서 치료가 가능한 여러가지 질환에 대해서 근로자들의 생산성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였다.
이 중 우울증, 불안증, 편두통, 고혈압으로 고통 받는 근로자들에 대해서 약물치료 전후 각각 2주간에 대한 작업기록을 통해서 근로자들의 작업시간을 조사하였다. 약물치료를 받은 근로자들은 치료받지 않은 근로자에 비해서 평균적으로 작업시간이 더 많았으며, 이는 특히 우울증을 치료받은 근로자에게서 효과가 가장 컸다(Berndt E, et al., Illness and Productivity: Objective Workplace Evidence, MIT Working Paper, May 1997).
또 다른 연구는 흔히 고초열이라고 알려진 알레르기성 비염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자들은 컴퓨터시스템에 클레임(claim)을 입력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약물치료 받기 전, 후의 근무 시간과 종사자들이 실제로 시스템에 입력한 클레임의 건수에 대해서 조사하였다. 연구의 초점을 진정작용이 있는 항히스타민제와 없는 항히스타민제의 차이에 두었으며, 연구자들은 실제 하루에 입력한 클레임 건수로 계산한 생산성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차이를 발견하였다. 진정작용이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종사자들은 진정작용이 없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 종사자들 보다 클레임 입력 건수에 있어서 13%가 적었으며 이러한 생산성 감소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근로자 당 하루 평균 9달러에 달하였다.
우울증의 약물치료에 대한 효과는 약물의 간접적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다. 1994년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와 결근은 고용주에게 330억 US$를 지출하게 한다고 하였다(Kessler RC, et al., Lifetime and 12-month prevalence of DSM-III-R psychiatric disorders in the United States. Results from the National Comorbidity Survey,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1994;51(1):8?19). 그리고 1997년 연구는 우울증을 근로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손실을 주는 5개 질환의 하나로 규정하였다(Finkelstein S, et al., Loss of work productivity due to illness and medical treatment, Journal of Occupational Environmental Medicine, 1999;41(11):948?53). 적극적인 질환의 초기 진단과 치료가 권장될 때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으며, 1980년대 시카고의 뱅크원(Bank One)에서 실시한 근로자지원프로그램(Employee Assistance Program)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정책이 실시되기 전 이 회사에서 우울증 치료에 들어간 비용은 전체 의료비 지출의 14%를 차지하였고 이중에 큰 부분은 입원비용이었다. 제도가 실시되고 2-3년 경과뒤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환자수는 크게 증가하였으나 치료비용은 크게 감소하여 전체 의료비 지출은 단 6%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 회사에서 우울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의 사용이었다.
이상에서 설명하다시피 의약품의 간접적 가치는 간과해서는 아니될 전체 의약품 가치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까지 약료경영 연구자들은 의료비 지출 증가에 대해 염려하는 고용주들을 안심시키고 약제비 지출에 대해서 균형잡힌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왔다.
결론적으로 매우 다양한 사례에서 보듯이 의약품이 가진 직접적 가치와 간접적 가치를 모두 고려하면 많은 경우, 의약품으로 인해 지불해야 할 비용을 능가하게 되며, 이는 의약품이 적절하게 처방되고 관리되도록 하는 약료경영의 실행으로 가능하다.
제약산업에서는 매 순간 500개 이상의 신약이 연구개발되고 있으며, 이 중 대다수는 직접적 의료비 지출액과 생산성 손실에 있어서 매년 6,400억 US$ 이상의 손실을 가져올 주요 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Pharmaceutical Research and Manufacturers of America (PhRMA), “The Value of Pharmaceuticals,” November 1998). 이러한 약들의 일부는 확실히 다른 약들에 비해 효능이 있으며 비용-효과적이다. 다양한 의료환경에서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종류의 약들의 상대적 이점을 평가하는 일은 분명히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2001년 현재 1억 7500만 명 이상이 의료경영시스템(managed care)을 통해서 의료혜택을 받고 있으며 따라서 의약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약료경영(managed care pharmacy)의 역할은 매우 크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이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약물의 적절한 사용은 올바른 약물을, 올바른 환자에게, 올바른 시기에 제공하는 목적을 달성함으로써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목표는 단순한 것 같으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막대하고 복잡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은 약료경영이 수행해야 할 기본적 역할이다.
첫번째 과제는 사용가능한 모든 의약품 중에서 가장 올바른 약을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약료경영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권장되는 의약품목록(formulary)을 만든다. 의약품목록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선정되며 특정 약물계열 내에서 가장 적합한 약물의 선택을 돕는 처방가이드라인으로 사용된다.
이 의약품목록을 만드는 과정은 주로 의사, 약사로 구성된 약사위원회 (P&T Committee, Pharmacy & Therapeutic Committee)에서 시작된다. 의약품목록에 수록될 의약품의 효과, 안전성, 전반적인 가치를 각 약물이 가진 장점과 다른 약들과의 비교를 통해 검토하여 결정하는 것이 이 위원들의 임무이다.
약사위원회는 대체로 약물이 속한 치료범주(therapeutic category)내 약물에 대해서 우선 전반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검토한다. 그 다음 안전성, 유효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약으로 확인되면 위원회는 최상의 가치를 결정하는 비용적 측면을 검토한다. 그 다음 위원회는 그 약물이 보험적용을 받게 될 범위(급여의 범위, 즉, 얼마만큼 본인이 부담하게 할 것인지, 급여의 범위가 클수록 본인부담은 적어짐)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가격이 낮은 제네릭 약물이 임상결과(안전성, 유효성)에 있어서 동일(equivalent)하거나 우위(superior)의 결과가 있는것으로 검토되었다면, 위원회는 이 제네릭 약물이 속한 치료범주 약제내에서 가장 우수한 약물로 분류한다. 만일 신약이 등장하게 되면 약사위원회는 반드시 신약들을 평가하여 신약이 더 탁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검토하여 결정한다(당연히 더 가치가 있으면 의약품목록에 포함되고, 기존 대체약물에 비해 가치가 동등하거나 적다면 목록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이다).
의약품 선택과정은 약물치료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 차이를 고려할 때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약으로 검토되어 우선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약품으로 목록에 등록되었더라도 어떠한 경우에는 환자에 따라 다른 대체약물이 선택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이는 환자마다 약물에 대한 반응이 상이해서 일 수도 있고, 환자가 처한 특수한 상황으로 인하여 그 약물이 가진 부작용을 피해 그러한 부작용이 없는 대체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간기능이 좋지 않는 환자에게 간으로 주로 대사되는 약물을 피해야 한다든지, 특이한 상호작용을 유발하는 약물을 복용하므로 상호작용 유발 가능성이 적은 다른 대체약물을 투여해야 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이러한 개별적인 특수상황에서도 개개인의 약물투여 후 최적의 치료효과를 얻기 위해서 의약품목록 관리의 예외적 적용 또한 의약품목록 선정 및 관리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측면의 하나이다.
특정한 약을 환자에게 처방할 때에는 의약품목록에 있으며 가장 올바른 약물이라고 판단된다 하더라도 또한 고려해야 할 다른 요인이 있다. 이는 환자가 이미 투여중이 약물이나, 환자의 상황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올바르게 선택된 약물이 오히려 올바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인데 한 예를 들면, 환자에게 새롭게 처방된 약물이 환자가 이미 복용중인 다른 약들과 상충하는 경우이다(약물상호작용 등).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약료경영에서는 약물사용평가(DUR, drug utilization review) 라고 불리는 중요한 절차를 개발하였다. 이는 처방된 약물이 조제되기 전에 환자가 투약 받고 있는 모든 다른 약물들과 상호검토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새로운 약물이 이 환자의 질병상태나 투여약물과 관련되어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새로운 약의 작용이 기존의 약물과 중복된다든지 하는 것인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약료경영 체계는 약사들에게 이런한 발생 가능한 문제가 있음을 알려서 약사들이 미리 조제되는 약의 적합성을 검토하고 처방의와 상의하여 최종적으로 올바른 약의 선택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DUR시스템은 또한 새로운 처방이 환자의 의료보험급여기준에 적합한지를 동시에 검토한다.
DUR의 주요 기능은 올바른 약이, 올바른 환자에게, 올바른 시기에 제공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의약품의 가치실현을 극대화하고 의약품 지출을 정당화한다. 1994년 미국의 미네소타주에서 행해진 연구에 의하면 DUR과정의 도입으로 인하여 지불되는 비용 1달러당 2-3달러의 약제비 절감을 가져왔음이 밝혀졌다(Kralewski J, et al., Prescription drug utilization review in the private sector, Health Care Management Review 1994;19(2):62?71). 이러한 약제비 절감은 주로 약물-약물 상호작용의 예방, 약물의 적절한 사용목표 미달 혹은 과다 건수의 교정, 환자의 복용순응도 향상에 의해 이루어졌다.
의약품의 처방, 조제 및 투약에 관련된 모든 보건의료인은 최신의 가장 효과적인 약물치료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약료경영의 임무 중의 하나는 이러한 정보를 우편이나 팩스 및 온라인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보건의료인뿐만 아니라 보험자와 환자들에게도 중요하다.
의료경영단체(MCO, managed care organization)는 당뇨, 천식, 고혈압 같은 질환의 국가적 약물치료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기 위해 의사 및 다른 전문가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약료경영은 근거중심의료를 채택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 여러 연구에서 심근경색 환자들이 가진 고혈압을 베타차단제(β-blocker)로 치료함으로써 심근경색 재발율을 낮추고 회복률을 향상시켰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에서는 베타차단제의 사용이 목표에 미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약료경영은 이 베타차단제 계열 약물의 사용이 이러한 환자에게 이점이 있음을 의사들에게 알려서 환자들이 이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미국의 의료서비스 질 보장위원회(NCQA, National Committee for Quality Assurance)는 자신들에게 공인받은 의료보험상품의 전자처방데이터를 통한 연구에 의해 심근경색 환자에게 있어서 베타차단제의 사용이 1997년 62.5%에서 1998년 82.3%로 증가하였음을 보였다(Wilson CN, The positive effects of managed care, Hospital Pharmacy 2000;35(10):1027?1034). 이는 한해에 2,000명의 죽을 뻔한 환자들이 살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베타차단제의 투여비용은 환자당 한해에 평균 850 US$에 불과하였다.
적극적인 질병치료관리를 통해서 의약품의 가치를 극대화하였다는 연구결과는 많은 연구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울혈성심부전의 치료를 개선시키기 위해 미국의 어느 큰 보험회사에서 2,100명의 환자들을 울혈성심부전 질병관리프로그램에 등록시켜 질병에 대한 교육과 ACE억제제와 같은 처방약물의 복용의 중요성, 그리고 식습관의 변화 등을 교육시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게된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전에 사용이 저조하던 ACE억제제 사용 증가로 인해 24만 3천달러(약제비가 약 60% 증가함)의 비용증가가 있었으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감소시켜 9백만달러의 비용이 절감되었다. 환자별로 계산할 때, 약제비는 1,674달러가 들었으나 입원비 감소는 10,617달러였다(Congress On Health Outcomes and Accountability, Humana and Cardiac Solutions Report Positive Findings in Congestive Heart Failure Management Program, October 1998). 결과적으로 환자당 8,943 달러를 절감한 것이다. 울혈성심부전을 가진 수많은 미국인이 있고 이로 인한 입원 건수가 매년 약 900,000건인 것을 감안한다면(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Congestive Heart Failure in the United States) 적극적인 약료경영으로 인하여 얻게될 이득은 매우 크다.
Diabetes Netcare Management Program은 1998년에 7,000명의 환자를 등록하여, 환자교육, 복용순응도 증진, 또한 의사들에게 가장 신뢰할 만한 질병치료가이드라인을 제공하였다. 또한 뛰어난 정보기술력(IT)를 활용하여 프로그램의 진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였다. 1년 후의 성과평가에서, 입원률이 18% 감소했고 총괄적인 당뇨관리 비용의 12.3%가 절감되었다(Wilson CN, The positive effects of managed care, Hospital Pharmacy 2000;35(10):1027?1034). 이 예는 가장 좋은 치료가 비용절감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약료경영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수급하는 양자, 즉 보건의료인뿐만아니라 환자 모두에게서 이득을 이끌어내는 win-win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천식환자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한 PBM (AdvancePCS)에서 도입한 프로그램은 1,811명의 만성 천식환자를 등록하여 12개월동안 천식에 대한 교육, 각 약물의 중요성 및 적절한 사용법 교육, 치료스케줄에 따른 복약순응도 점검, 치료 평가, 의사들에게 가장 신뢰할만한 천식치료가이드라인 제공 및 환자들의 복약순응도 정보 제공을 하였다. 12개월 후의 평가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약제비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응급실 비용이 17% 감소했고, 입원비가 14% 감소했으며, 입원일수도 21% 감소, 의사 검진도 22% 줄었다. 1년간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인해 270,000달러, 참가자 당 150달러가 절감되었다(The National Congress on the Future of Pharmaceuticals in Medical Care: Innovation and Cost Management, Pharmaceutical Quality in Cost Management: Strategies to Enhance Patient and Physician Behavioral Changes, AdvancePCS December 1999).
위의 예들은 약료경영 체계의 활용으로 인해 전체 의료비용을 절감하면서 건강이 개선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생각해 보라. 약 17,000,000명의 미국인이 천식을 앓고 있으며 년간 1,900,000번의 응급실 방문이 발생한다. 천식의 치료비는 매년 약 9,800,000,000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므로 약료프로그램을 통한 약물의 적절한 사용은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하며 동시에 효과적인 의료비용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
보험자, 고용주, 환자, 의사, 약사, 정책담당자 등 어떠한 위치에 있든지 앞으로의 목표는 동일하다. 과학의 발전, 인구의 노령화, 임상실무의 질 향상, 보험급여의 확대 등 여러 복합적 요인에 의해서 의료비 지출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우리의 과제는 보건의료에 대한 투자수익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비용을 지출할 것인가 하는 데 있다.
본고에서 제시하듯, 의약품을 단지 비용이라는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인 발상이다. 의약품에 지불되는 비용과 의약품을 통해 얻는 이득에 대한 균형잡힌 평가가 중요하며, 사례별로 근거를 제시하였듯이 올바르게 의약품을 선택하고 관리하게 되면 지불되는 비용을 정당화하며 오히려 그 이상의 효과를 얻게 된다. 즉, 올바르게 의약품을 선택, 관리한다면 결과적으로 약제비의 지출은 그보다 더 큰 사회경제적 가치를 가져오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약제비적정화는 비용절감을 주요 정책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절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약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극대화하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약의 진정한 가치구현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와 결과적으로 의료비의 상승과 국민보건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약료경영의 사명은 환자가 올바른 치료를, 적합한 상황에서, 적절한 시기에 받도록 하는 것이며 그 사명을 이행하기 위한 임무는 올바른 약을, 적절한 시간에, 적합한 환자의 손에 주어서 그 약이 지시대로 복용되도록 하며 올바른 치료지침에 순응하고 이를 통해 최적의 치료결과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본고의 예시들은 어려운 일들이 실제로 행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일은 협력이 중요하다. 보험자, 환자, 의사, 약사, 공급자 모두가 약물치료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데에 각각의 역할이 있다. 공동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약물의 비용 대비 효과를 잘 이해하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에 대해서 이해하고 이해관계자들간의 강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정부나 국민을 고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용주들은 이러한 협력관계가 강화되면 가장 이득을 보는 집단이다. 따라서 약물사용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용주들이 보험자와 협력하여 질병을 진단, 치료, 모니터링하기 위한 모범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근로자가 질병관리프로그램에 솔선하여 참여하도록 격려하고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성과평가를 실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약품의 가치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는 가치가 극대화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 등은 단지 효과를 높이는 데 있어서 첫 발걸음일 뿐이다. 약물사용의 수요와 지불 가능한 자원에 대한 균형은 항상 있겠지만 문제는 그 자원의 사용이 최적의 효과를 가져오는가 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지불한 약물의 비용에 대해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즉 투자수익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국민 의료보험과 의약분업제도를 가장 빠른 속도로 정착시킨 나라로서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일반 국민의 접근성이 매우 큰 나라가 되었다.
또한 그동안 새로이 개발되는 신약을 비교적 빠르게 도입하여 보험급여 의약품목록에 등재, 사용함으로써 많은 종류의 약물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이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약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큰 반면, 약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부족해 약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보험재정 수요을 감당하기 위한 강도높은 약제비 억제정책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 국민은 강제적으로 일정한 수입을 할애, 국민건강보험에 투자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보험재정에서 상당한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약제비에 대해 “과연 우리 국민은 투자한 만큼, 혜택을 받고 있는가? 더 나아가 투자에 대한 수익율은 제대로 얻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해야 하며 이에 대한 대답을 찾아 나서야 할 때이다.
국민건강보험재정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하며 그 증가속도 또한 높은 상황에서 약의 가치를 구현하고 의료비의 적정관리에 기여할 방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나라가 고부가 가치 국가전략 산업으로 여기고 있는 제약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대명제를 함께 달성해야 한다.
우리는 오늘 한국약료경영학회라는 새로운 학회의 창립을 계기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해야 하며 그리고 찾은 정답은 과감히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 많은 환자가 약의 가치를 기대하며 생명을 맡기고 있으며 약의 가치를 생산하는 제약기업 또한 생존하기 위한 무한경쟁에 운명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 본고의 내용은 상당부분 The Value of Pharmaceuticals and Managed Pharmaceutical Care. Foundation of Managed Care Pharmacy 2001에서 발췌한 것임을 밝힙니다. ***